病棟/일기
연어
Re-Happy-Doc
2013. 2. 26. 23:34
연어가 대단한 것은 그 험찬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이다.
보통 우리는 순리대로 살아간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거기에 맞추는 stance에 따라 유유자적이 살아간다.
내 삶을 돌아보면 나는 거슬러 올라가는 것에서의 연속이었다.
대구에서 서울로, 삼성서울병원 인턴대표에서 세브란스 병원 전공의, 연대 출신들만 있는 병원에서 혼자 있는 경상도 사나이
인생도 파란만장하다. 수 많은 사람들을 울리고 웃기고, 돈이 없어 추운 겨울 옷 하나에 의지하여 학생회실에서 잠을 잤으며, 수련을 마치고도 잠 잘 자리가 없어서 2년간 교수실 쇼파랑 끌어 안고 잠을 잤다.
결혼도 파란 만장하게 했고, 결혼 후에도 파란 만장한 일들이 너무 많이 벌어졌다. 결혼하지 얼마되지 않아 집사람이 많이 아프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 인생은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이지만,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제는 약간 떨어져서 내 인생을 즐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어쩌랴, 이것이 내 인생인 것을
연어의 힘찬 퍼덕임으로 거스르는 내 인생이지만, 나는 나의 괴로움과 힘듦까지도 이제서야 이해하게 된다.
누구도 함께하지 못하고,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이 길이지만, 당당하게 사나이 큰 호흡으로 한 달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