病棟/내가 좋아하는 책들

붓다에게 반하다.

Re-Happy-Doc 2013. 4. 17. 13:08

붓다에게 물들다    붓다 나를 흔들다

 

법륜 스님의 두 책을 통해서, 이제까지의 붓다의 본 모습을 쉽게 알게되었다. 보통 불교 경전은 내용이 어렵고 한문투여서, 기독교의 성경처럼 쉽게 읽혀지지 않는 것이지만, 이 책을 통해서 어렴풋이나마, 붓다가 우리에게 이야기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까지의 내가 읽었던 불교 책은 아포리즘처럼 간결한 법구경이나, 주문이 있는 신묘장구대다라니, 그리고 수많은 우화와 설화가 섞여있어 붓다의 목소리인지, 아니면 후세 사람의 창작물인지, 경계가 애매모호한 전생 설화던지, 아님 법정 스님의 일대기나 조계종에서 펴낸 붓다의 일대기가 정도였다. 그러나 이 책은,  책으로 보자면,  정본 교과서가 아니라 수험생을 위해 입시위주의 쉽게 쓰여진  설명서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재활병원에 있으면, 재활이라는 말 자체가 사랑이 전제된 말이기는 하지만, 자유롭지 못한 상황과 평범하지 않는 일상에 있는 환자들과 그 환자들을 그윽한 눈으로 바라보는 가족들 사이의 사랑과 애환을 보게 된다. 그 중에서도 가족들이  아파하고 슬퍼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런데 어떻게 하랴? 그게 인생인데, 우리가 태어났기 때문에, 가족이라는 인연으로 이런 것을 볼 수 밖에 없는데....... 우리는 우리의 像으로 볼 때 영원히 젊은 상태로 있고자 하지만, 그건 단지 우리가 만들어 낸 환상일뿐이다.

나 또한 이책을 통해서 환자들에게 아픈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설득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사람이 왜 아픈지 알면, 아픔을 견딜 수 있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것...만나면 헤어지고, 나이가 들면 아프고, 아프기 때문에 불안하고, 그것이 인생의 본질이라는 것,  그것이 붓다가 오늘 나에게 가르친 교훈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