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영어 수업
미국은 동사무소처럼 각 동네마다 도서관이 있다. 여기서는 책만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방과후 학교와 원어민이 아닌 외국인과 이주민을 위한 영어 회화 교육을 한다. 내가 살고 있는 Washington Height에는 주로 Hispanic들이 주로 살고 있어, English conversation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페인어 특유의 발음과 억양인 "Spanglish"를 주로 배웠던 것 같다.
여기에 있으면서 내가 배웠던 것은 영어 회화 뿐만 아니라 같이 공부했던 동료들의 삶에 대한 태도였다. " Better late than never" - 늦더라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낮다. 대부분 외국어를 나이가 들면 배우기가 어렵다. 그러나 많은 동료들이 나이가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3시간씩 꾸준히 공부를 했다.
나는 영어 수업을 들으면서, 우리가 얼마나 왜곡된 영어 수업을 들었는 지를 느겼다. 한국에서는 영어 수업이 아니라 영어 문법을 배우고 시험문제 답을 찾는 것을 주로 배운 것 같다. 무엇보다도 작문이나 문법 문제에서 괄호 찾아 넣는 것은 내가 가장 잘했던 것 같다. 근데 나는 선생님이 일상 이야기를 하면 잘 못 알아 들었지만, 히스패닉 사람들은 발음은 특유의 억양과 발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알파벳 그대로 발음한다. 가령 "The"를 "데"라고 발음을 하고, an airplane을 "안 아이플란" 같이 발음을 한다.) 선생님이 말을 하면 곧 잘 알아듣고 웃기도 했다.
그리고 사람이 사는 모습은 우리나 여기나 비슷하다. 학기를 마치면 책걸이 하는 것처럼 같이 식사도 하고, 수료증도 주기도 한다. 나는 여기에 와서 봄, 여름, 가을 학기를 모두 등록했고, 느리지만 조금씩 귀가 트이는 것을 느꼈다. (특히 조 선생님의 말씀만 ㅋ)
학기를 마치고 한 파티, 십시일반, 여기서도 똑 같다. 각자가 모두 조금씩 각자 자기 나라 음식을 만들어 왔다. 나는 유부초밥과 남은 밥으로 김을 말아 갔는데, 사람들이 의외로 접대용 멘트인지 몰라도 김말이를 잘 먹고 맛있다고 했다.
나의 영어 선생님. 조(Joe) 선생님. 와이프랑 같이 사는 것이 아니라 Partner랑 사는 분이다. 늦게 입양을 한 베트남계 아들을 걱정을 많이 하는 것을 보면서 이 사람의 힘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16세된 아들이 "귀"를 뚫는 것 때문에, 자기는 반대했는데, 어떻게 할 지 우리에게 의견을 구하는 참 자상한 아버지자 어머니였다.
여기 영어 수업은 출석과 결석을 정확하게 체크하고, 또 뉴욕 본부 도서관에서 직원이 나와서 영어 말하기 평가를 실시한다. 영어 회화 등급은 6등급으로 나누는데, 처음에는 5급을 받았지만, 마지막에는 6급으로 올라갔다. 평가했던 직원은 나에게 영어 실력이 많이 좋아졌는데 발음이 아직 문제가 있으니, 발음 교정을 하는 사이트를 알려 주었다. 나는 Donation 문화와 기능 재부, 그리고 타인에게 배푸는 친절을 통해서 미국은 Good Samaritan Rule이 지배하는 기독교 국가임을 온몸으로 체험하게 되었다.
나의 단짝, Serife SAYAL, 터키 아줌마다. 터키에 어떤 법칙이 있는지 꼭 성은 대문자로 쓴다. 거기도 우리처럼 성을 앞으로 쓰는데 미국이라서 순서가 바뀌었다. 남편은 약대 교수이고 자신은 Agricultural engineer로 내년 7월에 미국 시민권을 딴다고 한다. 2년간 쉬지도 않고 계속 영어 수업을 듣는 중이다. 이번에도 5등급 받았다고, 다음에는 반드시 6등급을 받겠다고 다짐을 했다. 그녀의 발음은 터키식이며 우리와 같은 어순 때문에, 영어가 많이 늘지 않지만, 나는 그녀에게서 지구력을 배운다. 이렇게 팔을 안고 찍으니, 남편이 보면 질투한다고 따로 떨어져 다시 찍자고 했다. ㅋㅋ 독실한 무슬리마..... 여기나 거기나 사람마음은 똑같은 것 같다. 그리고 다음 사진만 보내 달라고 했다.
이 사진은 남편용. 영 어색하다. ㅋㅋ
히스패닉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춤추는 것을 배우는 것 같다. 음악만 나오면 자연스럽게 춤을 즐긴다.
여기에 사는 히스패닉 사람들은 대도시 뉴욕에서 큰 도시의 기초를 이루는 일들을 주로 한다. 뉴욕에서는 건물이 붙어 있어 철거하거나 리모델링할 경우, 땅을 팔 때 주위 건물을 다치지 않기 위해 포크레인이나 불도저와 같은 건설장비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사람의 힘으로 삽질 하는데 이런 것들을 대부분 히스패닉 사람들이 한다고 한다. (여기는 소송 천국이다. 포크레인으로 땅을 파다 옆건물을 다치게 되면 바로 소송전이기 때문에.....) 그리고 청소, 마트에서 일하는 것 모두, 이들이 담당하는데, 이민자의 삶이 다 그렇겠지만, 힘든 가운데서도 즐거움을 찾는 그들을 보면서 그들의 피에는 정열과 낙관이 녹아 흐르고 있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