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수 관점에서 본 한국의 "보수"
미국에 와서 가장 놀랐던 것은 내가 방문한 미국 대학 본관-Harvard, Yale, MIT, Princeton -에는 항상 자교 출신 전장 참가 전사자들의 이름을 세겨두었다. Columbia University, College of physician and Surgeon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여기 의과대학( 보통은 College of Medicine인데 Columbia University 만 College of physician and Surgeon이라고 한다. 그들에게는 이것 또한 전통인가 보다.) 은 미국내에서 최초로 의학박사 학위를 수여하였으며, 역사가 250년이 넘는다. 그래서 여기 본관에서도 세계 1차대전과 2차대전에 전사한 군의관의 이름이 적혀있다. 내가 제일 미국에 와서 가장 놀랐던 것이 바로 이 점이었다. Band of Brothers에서 한 퇴역 군인이 자기 마을에서 징집 신체 검사에서 떨어진 두 명이 자살했다고 이야기 하는 장면이 나온다. 미국에는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국기를 많이 게양을 하며, 도로마다 "God Bless America" 팻말이 붙어 있다.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도 힐러리가 전국 투표에서 200만 표나 많았으나, 선거인단 투표에서 졌다. 우리의 시각에서는 불합리하다고 볼 수 있지만, 미국인들의 시각은 좀 다른 듯 하다. 이렇게 선거제도를 만든 것은 건국의 아버지들이 만든 것으로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여기면서 바꾸기를 거부한다. 이런 면은 조선시대에 역대 왕들이 제도를 고치는 데 있어 항상 전왕의 선례를 참고하는 것과 동일하다.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들은 한 명 한 명이 모두 철학자였다. 워싱턴에게는 종신 대통령 제도를 많은 이들이 권하였으나, 두번의 임기만 역임하고 자신의 농장으로 은퇴를했으며, 워싱턴의 이런 전례를 삼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4선 연임 이후에는 모두 4년 대통령 연임을 못으로 박아 버렸다. 미국의 연방주의의 기초를 삼은 알렉산더 해밀턴, 미국의 헌법의 기초자이며 루이지애나 매입을 통해 서부 개척의 시발점을 만든 토머스 재퍼슨, 매일 자신이 지켜야 할 덕목을 적어 매일 반성하였다는 벤자민 프랭클린 등 이들의 건국의 목적과 철학이 아직까지 내려오고 있다.
또한 여기는 제복을 입은 사람에 대한 존경심이 대단하다. 군인, 경찰관, 소방수 모두 존경을 하며, 내가 양키 구장에 야구를 보러 갔을 때, 야구를 보러온 부사관에 대해서 이름을 호명하고, 그가 참가한 작전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
우리가 흔히들 알고 있는 미국인들은 주로 연예인들을 보면서 환상을 가지는 듯하다. 대부분 그들을 통해서 미국인들 모두가 화려하고, 여러번 결혼하며, 바람도 많이 피우고, 자유 분방한 생활을 즐긴다고 생각하거나, 마약과 섹스, 폭력의 현대판 소돔과 고모라 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미국에 오기전에는 혹시 테러를 당하지 않을까, 혹은 흑인 깡패에게 지갑을 뺏기지 않을까 걱정을 했다.
그러나 여기는 기본적으로 기독교 국가로, 남에 대한 배려와 불편을 끼치지 않으려는 기본적인 생각이 있는 듯 하다. 내가 본 의대생들은 모두 독립적으로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고, 의대에 진학하기 전에도 학비를 모아 준비하는 것으로 볼 때, 그런 독립정신을 어릴 때 부터, 길러 주는 듯 하다.
우리의 시각에서 본 미국은 제국주의이며,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제 3 세계의 권리를 억압하고 탄압하는 악마의 제국의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실상 그들의 입장에서는 철저하게 자국 중심적이다. 어찌보면 그것은 당연한 것이다. 중국 정부나 일본 정부가 자국의 이익 때문에 남중국해에서 서로 맞붙는 것처럼, 세상 모든 정부는 각자 자기나라 이익에 가장 충실하게 마련이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에게 도덕적 우월성을 강조할 필요가 없다.
국제적인 분쟁에도 가장 문제가 되는 곳은 결국 자국내 문제가 터진 곳이다. 시리아, 이라크와 같은 중동지방이나 우리나라의 6.25동란 모두가 미국과 소련의 대리로 전쟁을 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문제가 있어 그들이 개입을 한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미국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문제인 것이다. 여전히 강남에서는 아들이 군대를 가면 "너의 엄마가 너를 버렸구나"라는 이야기가 당연시처럼 여겨지고 있으며, 이명박 정부 때는 연평도 포격때 벙커에서 회의하는 국무위원중 국방부 장관 이외에는 군대에 다녀온 사람이 없었다. 또한 문제인 것은, 이 나라가 세워질 때 친일을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해 제대로 된 대한민국 건국이념이 없다는 것이다. 소위 현재 건국절을 주장하는 인간들에게 묻고 싶다. 도대체 당신들이 생각하는 건국은 무엇이며 이념은 무엇인가?
태생부터 자의로 하지 못하였고, 기회주의자가 득세하는 것이 당연한 질서로 받아들여져 그져 잘먹고 잘 사는 거이 건국철학이 된 사회. 그래서 300명이 죽든 말든 내 새끼거 말을 잘 타는 것만 챙기면 되고, 내 집값이 오르면 되고, 우리 동네에 반드시 좋은 다리와 도로가 지나가야 하며, 돈 되는 공장이 우리 근처에 와야 하며, 군대는 내 말고도 가는 사람이 많은 것이 너무나도 당연한 이념으로 받아들여지는 나라. 자신은 고위 공직자에 있지만, 자기 자식은 자신의 선택으로 외국 국적을 선택을 하는 이런 나라에서 무슨 정의를 기대할 수 있는것일까?. 과연 우리나라의 자칭 보수라는 사람들에게 지켜야할 그 철학과 건국정신이 무엇인지 무엇인지 묻고 싶다.
미국 독립전쟁때 토머스 페인의 쓴 팜플렛이 바로 상식" Common Sense"이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 그 사회가 좋은 사회이며, 우리나라도 그 상식이 통하고 그 상식을 지키는 보수가 있는 사회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