病棟/검도 수련

나이가 들어 간다는 것

Re-Happy-Doc 2017. 9. 10. 17:00

어느덧, 청춘은 가버리고, 나는 기성세대가 되었다. 청춘에서는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겠다는 목적의식이 강하다. 그러나 기성세대의 특성은 점차, 윗사람보다는 아랫사람에 대해서 이야기 많이 하고, 현실은 인정하게 된다. 


검도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이전에 내가 검도를 할 때는 누구를 이겨야 한다는, 목적이 강했다면, 즉 이제는 조금씩 내가 어떤 문제가 있을까 하는데 집중하게 된 것 같다. 내가 힘들고 마음 아파하는 것들을 검도를 같이 검우들과 이야기하면서, 많이 위안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사람들은 나에게 물었다. 왜 검도를 하냐고? 나는 항상 이렇게 이야기 말을 한다. 나는 검도를 취미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살려고 검도를 해왔고 지금도 하는 것이라고....


내가 의과대학 2학년때, 집이 망하고, 나는 집을 나와 입주과외를 하여 돈을 벌면서 학교에 계속 다녔다. 학생내 집에서 자면서, 새벽에 일어나도장문을 열고 혼자서 머리 1000번씩 친 후 샤워를 한 후 학교 수업에 들어갔다. 


IMF 시절이어서 지금은 없어진 대동은행에서 고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었는데, 그 때 받은 50만원으로 호구를 장만해서 검도를 할 수 있었다. 

그 때 산 호구를 보면서, 우리 엄마는 이렇게 말을 했다. "대동은행에서 돈을 빌려 갑지 못해서 우리가 망했는데, 네가 그 돈을 받아 왔구나"


최근에 의사 검도회-교수검사회와 연대검우회에서 운동을 할 때 재홍 형님과 천식 아우가 사진을 찍어주었다. 검도는 호구와 도복을 착용을 하는 무도이다. 이미 내 머리는 수년전 부터 백발이다. 호구와 도복이 나의 백발을 가려줄 지 알았으나, 자세히 보니 호구와 도복도 나이가 나와 같이 나이가 들었다. 그 힘든 시절부터 지금까지 많은 사람과 만나고 헤어졌지만, 의과대학 2학년때 부터 만났던 검도 호구는 나와 같이 늙어가고 있다. 




8월 20일 의사검도회 교수검사회 합동연무에서 


9월 9일 연세검우회 합동연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