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도 이야기 한 것처럼,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겠다는 생각보다, 요즘은 과거에 내가 한 기억들이 돌이켜 보는 일이 많아졌다.
물론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 하루 일상이 너무나도 시원스레 잘 맞추어져 있어, 일생에 변화스런 일은 잘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후회 스런 일도 있고, 잘한일도 있고 하지만, 요즘에 드는 생각은, 다 그랬기 때문에, 내가 여기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점이다.
요즘에 사람과 사람사이가 많이 힘들어 와이프가 사주를 보는 사람에게 다녀왔단다. 나도 군대 있을 때, 군의관으로 있던 한의사 형에게 좀 배우긴 했으나, 눈에 잘들어오지 않아서 공부하다가 말고, 공부하다가 말고 하는 식이었다.
와이프가 자기 사주를 보면서, 내 것 같이 보았는데, 26살부터 31살까지 누구에게 이용당하는 가장 힘든 시기였을 것이라고 하더라고 했다. 사실 그 26살부터 31살까지는 너무 힘든 시기였다. 서울의 모 유수 대병원 인턴 대표로 있다가, 당시 의사 파업때, 인턴대표를 하면서 병원 경영진이 나를 이용했던 것이다. 장기간 파업이 계속되니, 군대가는 문제로 인턴들에게 문제제기를 해서 파업을 중단하고자 했던 것이다. 나는 그런 것도 모르고 진중하지 못한채 이용당하고, 20점 만점인 면접점수 0.5점 받고 군대로 가게 되었다.
군대에서도 참 많이 힘들었다. 근무한 곳은 경기도 양평이었는데, 직업군인들과, 계급으로 사람을 압박하는 지휘관으로 많이 힘든 생활을 보냈다. 결정적으로 마지막 전역하기 전에, 기무사에 끌려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약 7일간 고초를 겪게된다. (그때 운전면허증따려고 준비까지 했는데, 결국은 전문의 따고 난뒤에 면허증을 따게 된다.)
그런데, 지금 내 위치를 보면, 과연 그런 일들이 없었더라면, 오늘 내가 이런 모습으로 있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힘들고 어려웠지만, 무던히 견더내었기 때문에 오늘날의 내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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