病棟/내가 만났던 환자와 가족들

모성애에 대하여

Re-Happy-Doc 2013. 5. 10. 12:06

재할의학과 의사로 있으면 좋은 점은 크게 세가지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돈도 벌 수 있고, 공부 즉 학자로써 논문도 쓸 수 있고, 봉사도 하 수 있는 것이다.

 2주에 한번씩 재가 재활사업을 때문에, 고양시내 전역에 재가 방문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장애인과 함께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보호자 즉 엄마들도 보게 된다.

 녀석은 9살이라고 했다. 그런데 성장이 멈춘 것 같아서 이제, 겨우 3~4살 밖에 되어보이는 녀석인데, 사지의 강직이 생겨서 몸통과 팔이 뻣치는 증상이 나타나서, 재가 치료를 받기를 원해서 집에 방문을 했다.

 

 30대 초중반의 엄마가 그 녀석을 끌어 앉고 있었다. 애는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고 했고..... 내가 보기에는 갈 수도 없을 것 같았다. 녀석은 강직과 근력마비로 사지를 전혀 사용하지 못하지만, 얼굴 표정만은 보살펴주는 엄마 덕택인지, 방긋 웃는, 인형같은 애였다. 엄마의 말로는 살인 미소란다. ㅋㅋㅋㅋ

 

나중에 물리치료사 선생님으로 부터 들은 말......

 

" 선생님. 그 엄마가 미혼모래요. 얘를 낳기전에 동거했는데, 애아빠가 결핵 환자였나 봐요. 그래서 얘가 태어나자 마자 결핵균이 그 꼬맹이에게 전염되어 결핵성 뇌수막염이 걸려서 그렇게 된 거랍니다. 애가 그렇게 되니 아빠는 애와 여자를 버리고 나가 버렸데요......"

 

누가 여자가 약한 동물이라 하는가?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은 바로 여자의 유전자에 탑재된 모성애이다. 남자에게는 가질 수 없는, 그 힘..... 오히려 남자란 동물은 여자에서 태어나서 여자의 품에서 죽는.... 수펄과도 같은 운명......... 

 

 

나는 오늘도 그녀에게서 한 수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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