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는 힘은 내일은 좀 나아질 것이라는 주관적인 믿음 때문이다. 나 또한 이때까지 살아온 것들이 바로 이런 믿음의 힘이 아닌가 한다. 돌이켜보면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벅차게 일들이 닥쳐 들었다. 마흔 셋, 의과대학 졸업 후 인턴, 군의관 3년, 수련 4년, 2년간 일산병원에서 지옥 같은 생활, 그 이후 수 많은 갈등과 이에 따른 인내들........ 힘들었던 생활은 끝이 없었다. 나는 왜 그처럼 모든 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편하게 길을 가지 못했을까?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오늘 나는 평화로왔고, 내 인생을 되새김질 할 나이가 되어 가장 아름답고 행복했던 시간이 언제인가 물어본다면 2016년 "뉴욕의 가을"이라고 분.명.히 이야기 하겠다.
나에게 2016년의 가을은 힘차게 달려왔던 전반전과 앞으로 닥칠 후반전을 준비하는 사이에 아주 천금같은 시간이라고 할 수 있으며, 불혹의 나이와 뉴욕의 가을은 이제 하강곡선을 그린다는 것에서 공통점이 있다. 우리가 소설을 읽을 때 감동을 받거나 입장의 동일함은 바로 그 "공명"에 있다. 같이 떨림...... 그때 인간의 감정이 증폭된다.
뉴욕의 가을은 여느 도시의 하늘과 달리, 하늘은 끝없이 높으며, 바람은 시원하지만 차갑지는 않다. 말그대로 상.쾌.한. 느낌.
허드슨 강변 반대측에서 바라본 Columbia University Medical Center
허드슨 강변에 대해서 멀리서 바라본 로우 맨하탄.
이렇게 보니, 허드슨 강변은 뉴욕과 뉴저지 사이의 호수처럼 느껴진다.
"인생이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찰리 채플린의 말은 허드슨 강변에서 현실화된다. 뉴욕에서 뉴욕을 볼 수 없다. 여기는 뉴저지 강변에서 본 뉴욕의 모습. 여기서 본 뉴욕은 세계 제일의 복잡한 도시보다는 가을 한가운데 있는 평화로운 숲이였다.
멀리 Gorge Washington Bridge가 보이고
불혹에서 찍은 나의 얼굴... 청춘의 사진은 해변가에서 아름다운 아가씨들 사이에서 찍는 것이라면, 불혹의 나이에선 이렇게 가을 날씨와 함께 찍는 것도 좋을 듯하다.
불혹의 나는 머리는 희었지만, 눈매는 여전히 열정적이다.
내 인생의 최고의 순간.. 뉴욕의 가을에 정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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