病棟/검도 수련

서 있는 곳이 다르면 풍경도 다르다.

Re-Happy-Doc 2017. 1. 29. 12:18

JTBC에서 한 드라마 중에 "송곳"이라는 연작 시리즈가 있었다. 지금은 없어진 한국 카르푸라는 대형 매장에서 노조를 결성할 때 벌어졌던 일에 대해서 웹툰에서 드라마로 만는 것인데, 그 때 노조를 지원하던 노동운동가가 했던 말이다. 


사람은 입장이 다르다. 입장이 다르면 생각도 다르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 다르다는 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생각에만 집착한다. 어짜피 복제 인간이 아닌 이상 입장과 입장에 따른 생각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사람의 눈은 다른 방향을 나와 있다. 따라서 내 입장에서 사물을 보게 된다. 


2017년 1월 14일부터 15일간 양일간은 미국동부검도협회에서 주최한 심판 훈련 프로그램이었다. 이제까지 대회에서 선수로 뛰다가 심판이 되어서 훈련을 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여기서 내가 느낀점이 바로 이것이었다. 우리가 흔히 시합을 볼 때, 아니 심판이 저런 것도 판단 못하나? 왜 점수를 안줄까 하는 것이었는데, 실제로 내가 심판의 위치에서 점수를 주기가 너무나도 어려웠다. 쉽게 보이는 심판도 쉽지가 않았다. 


두번째로, 일본인 사범님들의 주도 면밀함.... 내가 본 일본인들은 어떤 경우에 점수를 주고, 반칙을 주고, 하는 것들에 대해서 왜 그런지에 대한 이유까지 하나하나까지 꼭 집어서 강의를 해주었다.  


세번째로, 우리가 문제이지, 미국이나 일본이 문제가 아니었다. 구한말에 일본이 한국을 침략한 것은, 힘의 균형때문에 벌어진 일이지, 일본이 악해서가 아니고, 우리가 무능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절대 선이고 상대방은 절대 악이라는 논리는 또다른 열등감이 표현일 뿐이다. 착하고 선해서 우리가 일본에게 정복당했다? 그런 논리로 자꾸 검도를 일본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옳지 못한 방법이 아닐까?. 일본의 것이라도 좋은 점은 받아들이고, 그것을 더욱 발전시키되, 검도가 일본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단점을 극복할 수 있고 폐쇄적이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어쨋든 나는 양일간의 강습회를 통해서 일본 사범님들의 검도에 대한 태도와 주도 면밀함, 일본 검도, 그리고 입장의 차이를 배울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